초보집사 출사표











"대체 왜왜왜왜왜 고양이를!!!"

충동 구매에 취약점을 지니며 살아온 지난 세월을 통하여 터득한 구매의 노하우라면, 남들의 평가나, 인터넷을 통한 가공된 지식을 바탕으로 아무리 고민해보았자 결국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은 그 순간 "통하였느냐?" 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물건들이었다는 것. 물론 개인적인 패턴이기 때문에 일반화 시킨다거나 하는 등의 잘난 척은 할 수 없다.

그렇다. 때는 5월 초순. 구경을 하기 위하여 들어갔던 충무로의 모 애견샵.(아직 애묘샵 이라는 말은 그게 뭔데? 라는 질문을 부르게 되므로 그냥 애견샵이라고 하련다. 펫샵 이라고 하면 잘난척 하는 것 처럼 보이잖아.) 우리 안에서 꼬물대고 있는 녀석들 중에서 유독 털이 하얀 녀석이 빤히 쳐다보며 앞발을 내밀었다. 통하는 순간.

언제나 그렇듯 정신을 차려보니 카드를 건네주고 있었고 며칠 뒤 나는 그 녀석을 품에 안고, 아니 박스에 담아서 품에 안고, 집으로 가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애완동물을 샵에서 사는 것은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환영받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미 통하여 버린 녀석과 나는, 내가 여기서 발길을 돌리면 저 좁은 우리에서 냐옹거리다가 헐값에 아무데로나 팔려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악성재고인가...) 생각을 하니 지갑이 열렸던 것 같다. 수시로 잘 열리면서 합리화 시키고 있는 중이다.음...














"우리 아이가 바뀌었어요"

그렇게 고양이를 집에 들이고 며칠 후 모친께서 하신 말씀. 밤 12시 전에 들어가면 아들이 일찍 귀가했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잠자리에 드시던 분인데 고양이를 보겠다고 8시전에 귀가를 하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지 모르겠다.

















"이름"

항상 무언가의 이름을 짓는 일은 어렵다. 싸이월드 일촌명으로도 하루저녁을 고민하던 때도 있는데 하물며 살아있는 무언가의 이름을 -심지어 귀엽다!!- 짓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키워드는 아무래도 하얀색과 털이 아니었을런지.

만두, 두부, 순두부, 자루, 토끼, 멍멍이, 바둑이, 행주, 걸레, 수건, 휴지, 티슈, 북극곰, 베개, 종이, A4, 수정테이프.. 등이 후보군이었다. 대부분은 내 머리에서 나왔음을 밝히며..

만두 vs 토끼의 구도로 진행되던 중 누군가의 제안. 까루.

까루가 뭐란 말이오?
밀까루 말이오.

척추를 따라 후두부를 강타하는 전류. 그렇다. 네놈의 이름은 (암컷이지만 네년의 이름은 이라고 하면 이상하다.) 까루다. 아니, 좀 순화시켜서 가루로 하자. 이렇게 하여 밀가루 같이 하얀 털을 지닌 터키쉬 앙고라 암컷의 이름은 최소한 우리 아파트 101동 706호에서는 가루로 정해졌다.























"초보집사"

종종 초보집사의 애환을 올릴 생각이다. 아직 발톱 깎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목욕시키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벌써부터 편식의 조짐을 보여서 고민이다...-_-;;;











"주인놈아, 밥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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